길었던 이탈리아 출장, 낯선 도시 베르가모에서의 한 달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회사 일도 문제였지만, 매일 먹는 파스타와 피자에 점점 지쳐갔다. 무엇보다 그리운 건 따끈한 밥에 김치 한 조각, 그리고 얼큰한 찌개 한 그릇이었다. 10kg이나 빠진 몸무게는 둘째치고, 한국 음식을 향한 간절함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밀라노에 한국 식당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구글 맵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곳은, 리뷰 평점도 높고 무엇보다 ‘진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망설일 틈도 없이 예약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밀라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따뜻한 정, 한국인의 친절함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식당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익숙한 한국어 인사 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따뜻함이 온몸을 감쌌다. 사장님은 창원에서 아들과 함께 여행 온 손님에게 춘권을 서비스로 내어주시며, 친근하게 말을 건네셨다. 이탈리아에서 만나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은, 그 어떤 음식보다 든든하고 위로가 되었다.

감동의 짬뽕 한 그릇, 한국의 맛 그대로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짬뽕을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8개월 만에 맛보는 짬뽕이라니!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을 둘러봤다.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는 현지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듯했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한국인 손님뿐만 아니라 현지인 손님들도 많이 보였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짬뽕이 나왔다. 붉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해산물과 채소들이,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한 입 맛보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바로 이 맛이야!” 쫄깃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8개월 동안 잊고 지냈던 한국 짬뽕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정신없이 짬뽕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 마시니, 비로소 오랜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다채로운 메뉴 향연, 떡볶이와 비빔밥의 황홀경
짬뽕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른 메뉴에 대한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떡볶이와 비빔밥도 너무나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떡볶이와 비빔밥을 추가로 주문했다. 떡볶이는 매콤달콤한 양념이 떡과 어묵에 잘 배어 있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비빔밥은 신선한 채소와 고기가 듬뿍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너무 맛있어서 모든 메뉴를 남김없이 해치웠다. 마치 한국에 있는 맛집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이렇게 훌륭한 한식 맛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밀라노에서 만나는 한국, 여행의 행복한 시작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오랜만에 한식 드셔서 좋으셨어요?” 사장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또 한 번 감동했다. 밀라노 여행의 시작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식당을 나섰다.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베르가모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다시 한 번 그 식당에 감사함을 느꼈다. 밀라노에 이런 맛집이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이탈리아 출장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것 같다. 혹시 밀라노를 방문하는 한국인이라면, 꼭 이 식당에 들러 한국의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특히, 오랜 해외 생활로 한식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재방문 의사 200%, 밀라노 필수 맛집 등극
밀라노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짜장면도 꼭 먹어봐야지. 그리고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이탈리아에서 맛보는 한국의 맛,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