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의 며칠, 소세지와 맥주에 익숙해져 갈 때쯤, 문득 잊고 지냈던 아시아의 맛이 간절해졌다. 쨍한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뜨끈한 국물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위로를 주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Pho”를 찾아 나섰다. 낯선 도시에서 맛보는 익숙한 맛, 그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저렴한 가격, 푸짐한 한 상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8유로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전식 또는 음료와 본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베를린 물가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가게 문을 열었다.

테이블에 놓인 쌀국수를 보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 위로 얹어진 신선한 고수와 파의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을 들고 국물을 한 모금 맛보는 순간, 진한 육수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베를린에서 맛보는 베트남의 향기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분짜, 쌀국수… 다 먹고 싶은걸? 결국, 가장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은 메뉴, 9번 소고기 쌀국수(Pho Bo)를 선택했다.

뜨거운 육수 속에서 부드럽게 익은 소고기는 입 안에서 살살 녹았고, 쫄깃한 쌀국수 면발은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살짝 짭짤하게 간이 되어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베를린 사람들은 짠 음식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쌀국수가 원래 짠 음식인걸까? 알 수 없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짭짤함에 계속 손이 갔다.
향긋한 분짜의 매력
소고기 쌀국수와 함께 분짜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신선한 채소와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돼지고기를 새콤달콤한 느억맘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느억맘 소스의 깊은 맛은 분짜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은 느억맘 소스가 잡아주고, 신선한 채소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을 더해주니, 젓가락을 놓을 틈이 없었다.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
맛있는 음식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건 직원들의 친절함이었다. 서툰 영어로 주문을 하려 애쓰는 나에게 밝은 미소로 응대해 주었고, 혹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심지어 선글라스를 두고 온 사실도 모른 채 가게를 나섰는데, 직원이 뛰어나와 챙겨주었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Pho에서 마무리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Pho는, 베를린 여행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 베를린 방문 때도 꼭 다시 들러, 이번에 맛보지 못했던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베를린에서 쌀국수가 생각난다면, Pho를 강력 추천한다!

베를린 pho, 또 다른 시작을 기대하며
Pho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낯선 도시에서 맛보는 익숙한 맛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을 선사했고, 친절한 서비스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었다.

베를린에서 Pho로 시작해 Pho로 끝난 미식 여행.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Pho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안고, 나는 또 다른 맛집 탐험을 시작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