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차이나타운 미식 여행, 훠궈 본토의 맛을 찾아서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문득 떠오른 것은 밀라노 차이나타운에 숨겨진 훠궈 맛집. 베이징에서 맛보던 훠궈의 깊은 풍미를 잊지 못하는 나에게 이곳은 마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6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따뜻한 온기와 향긋한 향신료, 문을 열자 펼쳐지는 훠궈 천국

문을 열자, 따뜻한 기운과 함께 코를 간지럽히는 향신료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붉은 빛이 감도는 실내 조명은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고, 테이블마다 놓인 훠궈 냄비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중국 현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이었다.

테이블 가득 차려진 훠궈 재료들. 붉은 빛깔의 고기와 신선한 야채가 식욕을 자극한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어떤 육수를 고를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육수 종류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운 육수, 양고기 육수, 버섯 육수 등 다채로운 선택지 앞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세 가지 육수를 모두 맛보기로 결정했다. 붉은 빛깔의 매운 육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고,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양고기 육수는 깊은 풍미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버섯 육수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다른 육수들과의 조화를 이룰 것 같았다.

취향따라 즐기는 다채로운 육수, 코코넛 밀크와 라임의 조화

매콤한 육수와 맑은 육수가 조화롭게 담긴 훠궈 냄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육수를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육수는 코코넛 밀크와 라임 육수다. 부드러운 코코넛 밀크의 달콤함과 라임의 상큼함이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루는 맛은, 훠궈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조합이라 더욱 끌리는 것 같다.

육수를 선택한 후에는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주문했다. 윤기가 흐르는 얇게 썬 소고기와 푸짐하게 담겨 나온 야채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특히 배추, 청경채, 버섯 등 다양한 종류의 야채는 훠궈의 풍성함을 더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훠궈 냄비 옆 가지런히 놓인 신선한 야채와 고기. 훠궈를 즐기기 위한 완벽한 준비가 끝났다.

몽골리안 램의 황홀경, 바비큐 꼬치의 매력

붉은 빛깔의 신선한 고기. 훠궈에 넣어 익혀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이곳에서는 훠궈뿐만 아니라 바비큐 꼬치도 맛볼 수 있다. 몽골리안 램은 특히 인기 있는 메뉴인데, 특유의 향신료와 부드러운 육질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몽골리안 램은 훠궈와 함께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얇게 썰어낸 고기는 훠궈 육수에 살짝 담갔다 먹으면 더욱 부드럽고 맛있다.

뜨겁게 달궈진 냄비에 육수를 붓고, 야채와 고기를 넣으니 순식간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젓가락으로 살짝 저어주니 야채는 숨이 죽고, 고기는 먹기 좋게 익어갔다. 잘 익은 고기를 건져 소스에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향신료의 풍미가 황홀경을 선사했다. 특히 매운 육수에 익힌 고기는 얼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코코넛 밀크 육수에 익힌 고기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보글보글 끓는 훠궈 육수.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아쉬운 점은 가격, 그러나 훌륭한 맛과 서비스는 인정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다. 둘이서 100유로 정도는 예상해야 하니, 가성비가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훌륭한 맛과 친절한 서비스는 가격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준다. 특히 직원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필요한 것을 꼼꼼하게 챙겨준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소스 재료들. 취향에 맞게 소스를 만들어 훠궈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물론 밀라노에는 다른 훠궈 맛집도 많다. 하지만 이곳은 베이징에서 맛보던 훠궈의 깊은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고, 혼자 방문하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다. 다음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훠궈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훠궈. 따뜻한 국물이 추위를 녹여준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배려, 다양한 육수 선택 가능

함께 간 일행 중에 채식주의자가 있었는데, 육수를 세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했다. 매운 육수와 일반 육수를 선택해서 채식 위주의 훠궈를 즐길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다만, 야채 요리가 조금 더 다양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모듬 야채 플래터가 메뉴에 추가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다양한 훠궈 재료들. 채식주의자를 위한 야채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훠궈 덕분에 몸도 마음도 훈훈해진 기분이었다. 밀라노에서 맛보는 훠궈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고향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육수를 맛볼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차이나타운의 밤거리를 밝히는 간판. 훠궈 맛집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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