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약속이 잡혔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예전에 눈여겨봤던 일본 가정식 식당이 떠올랐다. 이름하여 ‘쇼쿠도 쿠이심보(Shokudo Kuishimbo)’. 비엔나에서 제대로 된 일본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밖에서 살짝 들여다 본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정갈한 한 상, 하케 정식의 감동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함께 일본 특유의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일본인 오너 셰프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신경 쓴 듯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5명이라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 덕분에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모두가 각자 끌리는 메뉴를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다.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하케 정식’을 선택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케 정식이 눈 앞에 놓였다. 정갈하게 담긴 음식들을 보니, 마치 일본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밥, 미소시루, 츠케모노(절임 채소)와 함께 메인 요리가 나왔는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젓가락으로 살짝 떠서 입에 넣으니, 갓 지은 밥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찰기가 입 안 가득 퍼졌다.
입 안에서 녹는 듯한, 푹신한 튀김의 매력
하케 정식에 함께 나온 튀김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의 정석이었다. 특히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얇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새우튀김은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살아있었고, 야채튀김은 신선한 야채의 향긋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튀김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우리는 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단품으로 추가 주문까지 했다. 갓 튀겨져 나온 튀김은 따뜻했고, 입에 넣는 순간 바삭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정말이지, 푹신푹신하고 수제 느낌이 가득한 튀김은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 중 하나다.
매콤함에 빠지다, 중독성 강한 우동
다른 친구들은 매운 우동과 니쿠 우동을 주문했는데,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매운 우동은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사진(Image 1)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동 위에는 반숙 계란이 얹어져 있는데, 매운 국물과 함께 먹으니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면서 더욱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비엔나 최고의 가라아게, 겉바속촉의 정석
나는 개인적으로 가라아게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곳의 가라아게는 비엔나에서 먹어본 것 중 단연 최고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닭고기 자체도 신선하고 육즙이 풍부해서, 씹을 때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좋았다. 함께 나온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더욱 맛있었다.

향긋함이 살아있는, 모즈쿠의 신선함
뿐만 아니라, 우리는 해초인 모즈쿠도 함께 주문했는데, 톡톡 터지는 식감과 함께 바다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정말 신선했다. 낫토는 특유의 쿰쿰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메뉴일 것이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낫토의 끈적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냈다.

친절한 서비스, 따뜻한 환대가 있는 곳
음식 맛도 훌륭했지만,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특히 사장님은 일본어로 우리를 맞이해주셨고, 한국어로도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주문할 때 메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고 추천도 해주셨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도쿄의 작은 조각, 완벽한 미적 감각
레스토랑 내부는 마치 도쿄의 작은 이자카야를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특히 야외석은 분위기가 더욱 좋다고 하니,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석에 앉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통 일본의 맛, 잊을 수 없는 경험
쇼쿠도 쿠이심보는 비엔나에서 정통 일본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스시나 마키 같은 흔한 메뉴는 없지만, 닭튀김, 해초, 낫토, 우동 등 다양한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모든 요리가 신선하고 간이 잘 되어 있으며, 정성스럽게 준비되어 나온다.

비엔나 맛집, 예약은 필수!
쇼쿠도 쿠이심보는 규모가 작은 편이라, 특히 3인 이상 단체로 방문할 경우에는 예약이 필수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쉬운 점, 편의 시설 개선 필요
다만, 옷장이나 옷걸이, 의자 등 편의 시설 면에서는 약간의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겨울에는 외투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할 수 있고, 의자가 불편하면 식사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쇼쿠도 쿠이심보는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비엔나에서 제대로 된 일본 가정식을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한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보러 다시 방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