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도지 북문 맛집, 인생 카레를 만난 뜻밖의 미식 여행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교토의 어느 날,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려던 소박한 계획은 예상치 못한 미식 경험으로 이어졌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발견한 작은 카레집, 그곳에서 나는 인생 카레를 만났다.

코스트코 피자 난, 압도적인 크기와 풍미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4인 테이블이 8개 정도 놓인 작은 가게였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발길을 붙잡았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인도풍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은은한 카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런치 메뉴는 가격도 저렴했다. A런치, B런치, 카레라이스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난’이었다. 리뷰에서 봤던 코스트코 피자 크기라는 난의 실물을 영접하고 싶어 치즈 난 런치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난이 나왔다. 리뷰에서 보았던 대로, 난은 정말 코스트코 피자만큼 컸다!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커 보였다. 테이블 한가운데를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난 위에는 치즈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매운맛 5단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깊은 풍미

카레는 일본식 카레와는 달랐다. 좀 더 깊고 진한 인도 커리의 풍미가 느껴졌다. 겉바속촉의 난을 찢어 카레에 푹 찍어 한 입 맛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카레의 풍미와 쫄깃한 난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혹시 한국인이라면 매운맛 5단계를 추천한다는 리뷰를 참고하여 매운맛 단계를 선택했는데, 신라면보다 살짝 덜 매운 정도였다. 매콤한 맛이 카레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런치 세트 한상차림. 샐러드와 치킨, 카레, 그리고 음료까지 푸짐하게 제공된다.

세트 메뉴에는 샐러드와 작은 치킨도 함께 나왔다. 샐러드는 신선했고, 치킨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특히,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하는 난은 한 번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플레인 난의 맛이 궁금해 리필을 요청했다.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플레인 난은 쫄깃하면서도 담백했다. 카레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친절한 사장님, 따뜻한 미소와 서비스

가게는 인도계 분이 운영하고 계셨다. 사장님은 친절했고, 항상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했다. “맛있게 드셨어요?” “더 필요한 건 없으세요?” 끊임없이 손님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런치 메뉴를 제공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주방과 카운터의 경계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주방 내부를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위생 상태도 나름 괜찮아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작은 디저트를 서비스로 주셨다. 리뷰를 쓰면 아이스크림을 준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리뷰를 쓰겠다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을 주셨다.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도지 북문, 식사 후 여유로운 산책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가게를 나섰다. 가게 바로 앞에는 도지(東寺) 북문이 있었다. 도지는 일본 진언종의 총본산으로, 웅장한 목조 건축물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하다. 식사 후 도지를 방문하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비가 오는 관계로 도지 방문은 다음으로 미루고, 호텔로 돌아갔다.

도지에는 국보로 지정된 불상도 소장되어 있다.

교토에서 만난 뜻밖의 행운, 다시 찾고 싶은 곳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비가 와서 어쩔 수 없이 가까운 곳에서 식사를 해결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나는 인생 카레를 만났다. 압도적인 크기의 난, 깊고 진한 풍미의 카레, 친절한 사장님, 그리고 따뜻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교토 여행 중 뜻밖의 행운을 만난 기분이었다. 다음에도 교토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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