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눈여겨봐 왔던 일 밀라네세(Il Milanese Ristorante). 레스토랑 위크를 맞아 드디어 그 문턱을 넘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조명이 아늑하게 감싸는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은 살짝 좁았지만, 오히려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정겨웠다. 마치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별한 날, 특별한 메뉴와의 만남
레스토랑 위크 기간이라 평소 메뉴에는 없는 특별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렌틸 수프, 포카치아, 뇨키, 그리고 파트너가 주문한 양고기 파스타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된 음식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애호박 포카치아였다. 노릇하게 구워진 빵 위에 녹아내린 치즈와 애호박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뇨키의 황홀경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렌틸 수프는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부드러운 뇨키는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렸다. 특히 뇨키 아시아고 알라 보드카는 부드럽고 치즈가 듬뿍 들어간 솜털 같은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파트너가 주문한 양고기 파스타 역시 훌륭했다. 양고기 특유의 풍미와 파스타의 조화가 훌륭했으며, 소스 또한 깊은 맛을 자랑했다.
시카고 최고의 에스프레소 마티니, 바텐더 루디의 솜씨
“단연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일 밀라네세. 이곳의 숨은 공신은 바로 바텐더 루디다. 그는 진정한 장인이라 불릴 만하다. 그의 손에서 탄생하는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시카고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크리스틴과 나는 샴페인 한 잔으로 환영받았다. 루디는 세심하게 신경 써 주었고, 덕분에 정말 오랫만에 최고의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정통 북부 이탈리아의 맛, 심플함 속에 숨겨진 우아함
일 밀라네세는 북부 이탈리아의 정취를 시카고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심플하면서도 우아하고, 진정으로 맛있다. 완벽하게 알덴테로 삶아진 파스타부터 입안에 오래도록 남는 풍부하고 감칠맛 나는 소스까지, 모든 요리가 정성껏 만들어진 듯하다.

네 번째인지 다섯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까르보나라는 정말 훌륭했다. 보통은 기본적인 요리라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잘 시키지 않는데, 이곳의 까르보나라는 달랐다. 코스톨레타 클라시카 – 빵가루 입힌 송아지 갈비, 토마토 “치체” 바질 또한 훌륭했고, 리조또를 곁들인 오소부코는 완벽 그 자체였다. 해산물 모듬 요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별한 날, 야외 식사로 즐기는 낭만적인 저녁
9월의 어느 아름다운 저녁, 야외 식사를 즐기기 위해 일 밀라네세를 찾았다. 채식주의자인 딸을 위해 특별히 주문한 애호박 포카치아는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가을의 달콤한 버전인 토르텔로니, 트로피 페스토, 탈리올리니 알 리모네 등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한 메뉴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아쉬움 속에 남은 밀가루 없는 초콜릿 케이크
최근 레스토랑 위크 기간에 방문했을 때, 문어, 뇨키 아시아고 알라 보드카, 그리고 밀가루 없는 초콜릿 케이크를 주문했다. 문어는 양은 푸짐했지만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밀가루 없는 초콜릿 케이크는 좀 실망스러웠다. 초콜릿 맛이 케이크의 식감에 묻혀버렸고, 기대했던 진하고 풍부한 식감보다는 밍밍한 일반 케이크 같았다. 하지만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훌륭했고, 다른 메뉴를 먹어보러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친절한 서비스와 최고의 분위기, 다시 찾고 싶은 곳
일 밀라네세는 음식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분위기 또한 훌륭하다. 직원들은 항상 친절하고, 손님들을 세심하게 배려한다. 로맨틱한 데이트나 가족 외식을 위해 방문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너 셰프 카를로의 진심 어린 사과
물론 모든 경험이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 밀라네세의 오너 셰프 카를로의 진심 어린 사과는 고객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음식 맛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인성과 진정성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일 밀라네세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오감으로 이탈리아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시카고에서 정통 이탈리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일 밀라네세를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