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티 숨은 보석, 고토 몬스터에서 맛보는 필리핀 향토 음식

마닐라의 밤은 깊어지고, 낯선 도시의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출장 후의 고단함과 약간의 숙취가 뒤섞인 채, 나는 현지인들이 추천해 준 ‘고토 몬스터’라는 작은 식당을 찾아 나섰다. 24시간 연중무휴라는 점이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도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해 줄 것 같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코무나 안의 특별한 공간, 따뜻한 첫인상

코무나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고토 몬스터는, 마치 숨겨진 보석 같은 느낌이었다. 탁 트인 공간과 푸르른 식물들이 어우러진 인테리어는 편안함을 선사했다. 예전에는 작은 가판대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엿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으로 변모한 모습에서 고토 몬스터의 성장과 야망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하게 풍기는 향신료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고, 친절한 직원들의 미소가 나를 맞이했다.

코무나 건물 2층에 위치한 고토 몬스터의 입구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고토, 그 이상의 맛, 풍성한 토핑의 향연

고토 몬스터의 대표 메뉴는 단연 ‘고토’다. 쌀을 푹 끓여 만든 죽인 루가우에 다채로운 토핑을 얹어 먹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종류의 고토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토 바그넷’이었다. 바삭하게 튀긴 돼지 껍데기인 바그넷이 듬뿍 올라간 고토라니,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고토 몬스터의 메뉴판. 다양한 종류의 루가우와 사이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토 외에도 다양한 필리핀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고토 몬스터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소 곱창 루가우, 바그네트실록, 튀긴 스프링롤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숙취 해소를 위해 방문했다는 한 손님은, 이곳의 고토가 인도식 카레 향신료가 살짝 가미되어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고 귀띔해 주었다.

Itlog na Pula in Lugaw, 상상을 초월하는 맛

고민 끝에 나는 고토 바그넷과 ‘Itlog na Pula in Lugaw’라는 조금은 생소한 메뉴를 주문했다. Itlog na Pula in Lugaw는 소금에 절인 계란인 Itlog na Pula를 루가우에 얹어 먹는 음식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선 조합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원분의 추천을 믿고 주문해 보았다.

고토와 함께 즐기는 필리핀식 아침 식사. 따뜻한 커피 한 잔이 하루를 시작하는 활력을 더해준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고토 바그넷은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진하고 풍미 가득한 루가우 위에 바삭한 바그넷, 소금에 절인 계란, 바삭한 마늘 칩 등이 듬뿍 올라가 있었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루가우와 바삭한 토핑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묘하게 끌리는 인도식 카레 향신료의 풍미가 입맛을 돋우었다.

Itlog na Pula in Lugaw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짭짤한 소금에 절인 계란이 루가우의 담백한 맛과 어우러져,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처음에는 상상도 못 했던 조합이었지만,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다.

환상적인 사이드 메뉴, Tokwa’t Talong

고토만으로는 아쉬울 것 같아, 사이드 메뉴인 ‘Tokwa’t Talong’도 주문해 보았다. Tokwa’t Talong은 두부와 가지를 튀겨 간장 소스에 버무린 필리핀 음식이다.

바삭하게 튀겨진 두부와 가지, 그리고 달콤 짭짤한 간장 소스의 조화가 일품인 Tokwa’t Talong.

접시에 담겨 나온 Tokwa’t Talong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젓가락으로 두부와 가지를 집어 입에 넣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느껴졌다. 달콤 짭짤한 간장 소스가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맛이었다. 고토와 함께 Tokwa’t Talong을 곁들여 먹으니, 더욱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마무리 디저트, 레체 플란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배부르게 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가 빠질 수 없다는 생각에 레체 플란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레체 플란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부드러운 커스터드 푸딩과 비슷한 맛을 낸다.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한 레체 플란은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고토 몬스터의 또 다른 매력, 필리핀 가정식 요리.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완벽하다.

잠시 후, 레체 플란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져 나갔다.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속에는 레체 플란 특유의 커스터드 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숙취로 헝클어졌던 속이 달콤함으로 인해 부드럽게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친절한 서비스와 편안한 분위기, 다시 찾고 싶은 곳

고토 몬스터는 음식 맛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와 편안한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직원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었다. 사진 촬영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동영상까지 찍어주셨다. 덕분에 고토 몬스터에서의 경험을 더욱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고토 몬스터의 따뜻한 분위기는 혼자 방문해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고토 몬스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동안, 나는 마닐라에서의 짧은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 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마닐라의 밤, 고토 몬스터의 추억

고토 몬스터를 나서며, 나는 따뜻한 기분과 함께 마닐라의 밤거리를 걸었다. 숙취는 완전히 사라졌고, 뱃속은 든든하게 채워져 있었다. 고토 몬스터는 내게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닐라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 마닐라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고토 몬스터를 찾아 맛있는 고토를 맛보고 싶다.

마닐라의 밤하늘은 고토 몬스터에서의 따뜻한 기억과 함께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다양한 필리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고토 몬스터는 마닐라 미식 여행의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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