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시의 밤은 언제나 미지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파리의 불빛 아래, 북적이는 거리를 지나 어느 한적한 골목 어귀에 다다랐을 때, 잊을 수 없는 미식의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에 우리는 잔뜩 들떴다. 바로 그곳,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를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칸델라리아(Candelaria)였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타코 식당, 하지만 그 안에 파리 최고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평범함 속에 감춰진 미식의 서막, 타케리아
칸델라리아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예상했던 ‘비밀스러운’ 분위기보다는 밝고 활기찬 타코 식당이 우리를 반겼다. 환한 조명 아래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은 아늑했지만, 단체 손님보다는 소수의 인원이 오붓하게 즐기기 좋은 아담한 규모였다. 은은한 음식 냄새가 코끝을 스쳤고,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직원들의 친절함에 여독이 스르르 풀리는 듯했다. 메뉴는 보기 좋게 간결했지만, 그 안에 담긴 선택지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주문한 타코들이 빠르게 우리 테이블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알록달록한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이미 미식의 즐거움을 예고하고 있었다. 작은 접시 위에 정갈하게 담긴 타코들은 그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 같았다. 특히, 샛노란색 라임 조각과 싱싱한 고수 잎이 곁들여져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어떤 이는 이 순간을 ‘진정한 타코의 삶’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정통 멕시칸의 풍미
가장 먼저 맛본 것은 리뷰에서 극찬이 자자했던 ‘토스타다 데 팅가’였다. 바삭한 토르티야 위에 얹어진 팅가의 촉촉하고 깊은 맛은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정통 멕시칸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듯한 강렬한 풍미는 파리 한복판에서 경험하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다. ‘파파스’ 타코는 부드러운 감자와 고소한 소스가 어우러져 한층 더 깊은 맛을 선사했다.
비리아와 카르니타스 타코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육즙 가득한 고기와 신선한 야채, 그리고 매콤한 소스의 완벽한 조화는 타코 하나하나가 다채로운 맛의 향연임을 증명했다. 얇고 부드러운 또띠아는 재료들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고, 곁들여 나온 라임 조각을 살짝 짜 넣으니 상큼함이 더해져 더욱 입맛을 돋웠다. 퀘사디야와 퀘사비리아 역시 푸짐한 양과 맛으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모든 타코는 빠르고 따뜻하게 제공되어 미식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느낌이었다.

애피타이저로는 과카몰리와 나초를 선택했다. 갓 만든 듯 신선한 아보카도의 부드러움과 바삭한 나초의 조화는 메인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입맛을 한껏 돋우기에 충분했다. 푸짐하게 얹어진 과카몰리는 마치 초록빛 작은 언덕 같았고, 나초 조각을 크게 떠서 한입 가득 넣었을 때의 고소함과 신선함은 그 어떤 애피타이저보다 만족스러웠다.
비밀의 문을 열고 마주한 마법 같은 공간, 스피크이지 바
타코를 어느 정도 즐긴 후, 우리는 드디어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 나섰다. 타코 식당 뒷편, 아무것도 없는 듯 보이는 벽 뒤에 숨겨진 비밀의 문. 그 문을 여는 순간, 낮과 밤이 뒤바뀌는 듯한 마법 같은 반전이 펼쳐졌다. 환하게 불 밝혀진 타케리아와는 완전히 다른, 어둠 속에서 촛불이 은은하게 빛나는 아늑한 바가 눈앞에 나타났다. 이 곳이 바로 ‘세계 50위 안에 드는 비밀 바’라는 명성을 가진 칸델라리아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내려가는 계단 아래에서부터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는 마치 비밀 클럽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는 외부의 소란스러움과 완벽하게 단절된 별세계 같았다. 직원들은 여전히 친절하게 우리를 맞이했고, 바운서 역시 따뜻한 미소로 손님들을 반겨주었다. 타코 식당과 마찬가지로 바 역시 규모는 작았지만, 그 덕분에 더욱 프라이빗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촛불들은 따뜻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했다. 타코 식당에서 먹었던 타코를 이곳에서도 맛볼 수 있었는데, 촛불 아래에서 즐기는 비리아와 카르니타스 타코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맛있는 타코를 안주 삼아 독특한 칵테일을 음미하는 경험은 칸델라리아만의 특별한 하이라이트였다.

독특한 칵테일, 오감을 자극하는 향연
칸델라리아 바의 칵테일 메뉴는 단순히 술을 넘어선 예술 작품 같았다. 미첼라다는 그 자체로 훌륭했으며, 프로즌 마가리타는 그야말로 ‘파리에서 마셔본 칵테일 중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오이 마가리타와 구아바/라임 마가리타는 예상치 못한 조합에서 오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주얼은 사진을 찍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들었다.

붉은빛이 영롱하게 빛나는 칵테일 잔 안에 피어난 듯한 작은 꽃은 그 자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한 송이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는 이 칵테일은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하며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옆에 놓인 또 다른 칵테일은 부드러운 거품 위로 뿌려진 가루가 섬세함을 더해, 각 칵테일이 가진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이런 섬세한 디테일은 칸델라리아가 왜 ‘보석 같은 곳’으로 불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때로는 에피소드마저 추억이 되는 공간
물론, 모든 경험이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 방문객이 겪었던 영수증 오류처럼, 의사소통의 문제나 작은 실수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친절한 서비스와 훌륭한 맛, 그리고 독보적인 분위기에 감탄하며 재방문을 약속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작은 에피소드들은 칸델라리아가 선사하는 전체적인 경험의 빛을 바래게 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칸델라리아는 단순히 타코를 파는 식당이 아니었다. 정통 멕시칸의 맛을 넘어선 미식의 경험, 그리고 비밀스러운 공간이 선사하는 특별한 순간들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파리에서 먹고 마시기에 최고의 장소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험이자 발견이었다. 맛있는 타코와 훌륭한 칵테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는 매력적인 분위기. 칸델라리아에서의 밤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 보석 같은 장소에 감사하며, 다음 파리 여행에서는 망설임 없이 다시 칸델라리아의 문을 두드릴 것임을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