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어귀, 낡은 듯 정겨운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홍대입구역에서 몇 발짝 벗어났을 뿐인데, 번잡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오늘 찾아갈 곳은 바로 이곳,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한식 주점이다. 밖에서 슬쩍 들여다본 내부는 생각보다 아늑하다.
문턱을 넘어서면, 힙스터의 아지트
문을 열자,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낡은 나무 테이블과 빈티지한 소품들이 한국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동시에, 귓가를 때리는 것은 다름 아닌 힙합 음악! 묘하게 어울리는 듯 어색한 듯, 신선한 조화가 흥미롭다. 이런 믹스매치야말로 요즘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힙’한 감성이리라. 벽 한쪽에는 낙서처럼 휘갈겨 쓴 메뉴판이 붙어있고,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싸 안는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한 분위기다.

푸짐한 인심, 집밥처럼 따뜻한 한 상
메뉴는 낮에는 찌개나 제육 같은 백반류, 밤에는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안주류로 구성되어 있다. 오랜 고민 끝에 곱창 된장찌개와 낙지 부침개를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반찬과 함께 메인 요리가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마치 할머니가 차려준 듯 푸근한 인심이 느껴진다.

곱창 된장찌개는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에 저절로 군침이 돈다. 찌개 안에는 곱창과 두부, 채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국물 한 입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감싼다. 곱창 특유의 고소함과 된장의 구수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밥 한 숟갈 말아 쓱쓱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바삭한 행복, 낙지 부침개의 향연
낙지 부침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젓가락으로 찢어 입에 넣으니, 쫄깃한 낙지의 식감과 향긋한 채소의 풍미가 어우러진다. 특히 겉 부분의 바삭함은 정말 예술이다. 기름에 튀기듯 구워낸 덕분에, 고소함이 극대화되었다. 막걸리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맛이다.


레트로 감성, 음악과 맛의 조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음악이다. 한국적인 인테리어와 힙합 음악의 조합은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묘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쿵짝거리는 비트에 맞춰 음식을 음미하니,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젊음과 과거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쉬운 서비스, 그럼에도 다시 찾고 싶은 곳
솔직히 말하면, 서비스는 조금 아쉬웠다. 주문하려고 불러도 직원이 쉽게 오지 않았고, 술은 직접 꺼내 마셔야 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독특한 분위기가 모든 것을 상쇄시켜 주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적극적인 서비스를 기대하며,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다.
몇몇 리뷰에서는 ‘조미료 팍팍 넣은 한식집’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MSG 특유의 감칠맛 덕분에,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밥상 같은 푸근함과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특별한 공간, 홍대 골목의 숨은 보석
홍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하고 세련된 맛집은 아니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 레트로 감성과 힙한 분위기, 그리고 푸짐한 인심까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곳이다. 한식이 그리울 때, 혹은 색다른 분위기에서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을 때, 이곳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문을 나서, 다시 홍대 거리의 활기로 돌아갈 시간. 왠지 모르게 배부른 만족감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는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이것이 바로 홍대 맛집 골목에서 발견한 작은 행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