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국립박물관 맛집, 따뜻한 위로가 되는 아시아의 맛

그레잍마켓홀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뒤로하고, 길 건너 국립박물관의 고즈넉함을 잠시 눈에 담았다. 오늘 나의 발길을 이끈 곳은 바로 그 근처에 자리 잡은 작은 아시아 음식점이었다. 따끈한 국물이 간절했던 날, 낯선 땅에서 만나는 익숙한 맛은 어떤 위로를 건네줄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하게 풍기는 향신료 냄새가 기분 좋게 코를 간지럽혔다.

포크 라멘의 매력, 깊고 진한 풍미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에 빠졌다. 라멘, 웍, 덤플링…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결국 나의 선택은 포크 라멘이었다. 뽀얀 돼지 육수 라멘은 아니었지만,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으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돼지고기 라멘
진한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인상적인 포크 라멘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니, 온몸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듯했다. 돼지 육수의 깊은 맛과 함께 은은한 향신료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면발은 쫄깃했고, 함께 올려진 돼지고기는 부드럽게 씹혔다. 돼지고기 위에는 송송 썰린 파가 올려져 있어 느끼함도 잡아준다.

새우 덤플링의 향긋함,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

라멘과 함께 주문한 새우 덤플링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투명한 피 안에 꽉 찬 새우 살이 그대로 비쳐 보이는 덤플링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베어 무니,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과 함께 향긋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새우 덤플링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살아있는 덤플링

덤플링을 감싸고 있는 피는 얇고 쫄깃해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굳이 간장을 찍지 않아도 덤플링 자체의 풍미가 충분히 훌륭했다. 딤섬용 나무 찜기에 담겨져 나온 모습도 정갈하다.

착한 가격, 푸짐한 인심 그리고 친절함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착한 가격이었다. 라멘 한 그릇에 1680포린트, 덤플링은 750포린트라는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음식의 양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웍 메뉴의 경우, 양이 특히 푸짐하다고 한다.

주문을 받는 아시아 여성분과 음식을 서빙해 주는 현지 남자분 모두 매우 친절했다. 메뉴 선택을 망설이는 나를 기다려주고, 밝은 미소로 응대해 주는 모습에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라멘과 덤플링 한상차림
라멘과 덤플링, 완벽한 조합

우동과 라멘 사이, 오묘한 매력의 국물

이곳의 라멘은 일본 전통 라멘과는 약간 다른, 우동과 라멘 그 중간 어딘가의 맛이었다. 국물은 맑고 시원했으며, 면발은 우동처럼 굵지는 않았지만 쫄깃한 식감을 자랑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면이 약간 엉켜 붙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리뷰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면이 잘 풀려 있었다. 만약 면이 엉켜 있다면, 젓가락으로 살살 풀어주면 된다.

라멘 면발
쫄깃한 면발을 젓가락으로 들어올리는 모습

웍 메뉴, 가성비 최고의 선택

라멘 외에도 웍 메뉴는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이다. 특히 볶음밥에 라오깐마 소스를 추가하면 더욱 맛있다고 한다. 웍 메뉴는 양이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배고플 때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선택이다.

웍 메뉴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웍 메뉴

만약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면, 다대기를 풀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리 라멘에 다대기를 넣어 먹으면,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아쉬운 점, 불친절한 동양인 서버

몇몇 리뷰에서는 동양인 여자 서버의 불친절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친절한 응대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직원이 항상 친절할 수는 없겠지만,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리뷰가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라멘 한 상
깔끔하게 차려진 라멘 한 상

대학생들의 활기, 편안한 분위기

이곳은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인 듯했다. 식사 시간에는 활기 넘치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가득 찼다. 학교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무난해서 학생들이 즐겨 찾는 것 같았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특별한 분위기는 없었지만,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혼자서 조용히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친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새우 덤플링
따뜻하게 쪄서 나온 새우 덤플링

부다페스트에서 만나는 소소한 행복

낯선 도시에서 맛보는 익숙한 아시아 음식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을 선사했다. 화려한 미식 경험은 아니었지만, 따뜻한 국물과 푸짐한 인심 덕분에 든든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 국립박물관 근처를 지나간다면, 이곳에서 따뜻한 아시아의 맛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낯선 땅에서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형
음식점과는 관련 없지만, 귀여운 인형 사진으로 마무리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질 때, 나는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 헝가리안 학생 할인은 받지 못했지만, 부다에 뜰 때까지 몇 번 더 방문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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