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따뜻한 국물이 간절했다. 미국 음식에 살짝 물려갈 때쯤, 속을 풀어줄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뉴욕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한 베트남 쌀국수 식당. 붉은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간판이 왠지 모르게 정겹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빗방울에 흐릿했지만,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온기는 고스란히 느껴졌다.

넓고 편안한 공간, 친절한 서비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곧바로 자리를 안내받고 메뉴를 살펴보니, 쌀국수 외에도 다양한 베트남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직원들의 친절한 미소 덕분에 첫인상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소고기 쌀국수, 깊고 진한 국물의 향연
고민 끝에 선택한 메뉴는 소고기 쌀국수.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쌀국수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넉넉한 양에 일단 만족! 처음에는 고기가 살짝 덜 익은 듯했지만, 뜨거운 국물에 담가두니 금세 익어 먹기 좋았다. 숙주나물도 따로 접시에 담아주어 취향껏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에 비치된 소스를 곁들이니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현지에서 맛보던 쌀국수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마치 유명 쉐프의 단골 가게를 방문한 듯한 만족감이 밀려왔다. 면발도 쫄깃하고, 고기도 부드러워 술술 넘어갔다. 비 오는 날씨에 딱 어울리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베트남 커피, 달콤쌉싸름한 마무리
식사를 마치고 베트남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잔 바닥에 깔린 연유가 인상적이었다. 커피를 다 내린 후, 연유가 잘 녹도록 저어줘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얼음 잔에 옮겨 마시니, 달콤쌉싸름한 맛이 입안을 감쌌다. 쌀국수로 따뜻해진 속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가성비 최고의 선택, 오바마 분짜
다른 날, 친구와 함께 다시 이곳을 찾았다. 이번에는 오바마 분짜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메뉴 이름부터가 흥미로웠다. 잠시 후, 푸짐한 양의 분짜가 나왔다. 여자 둘이 먹기에도 넉넉한 양이었다. 뉴욕 물가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정말 좋았다.

분짜는 돼지갈비와 떡갈비를 함께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엇, 분짜 맛이다! 라기보다는, 와 이 가격에 뉴욕에서 돼지갈비를 먹다니! 하는 기분으로 먹었다. 고기는 기름기가 적고 살짝 퍽퍽했지만, 익숙한 돼지갈비 맛이라 거부감은 없었다. 쌀국수와 함께 번갈아 먹으니 질리지 않고 계속 들어갔다.
아쉬움이 남는 메뉴, 볶음밥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볶음밥인 Com Chien Ga는 밥이 눅눅하고 닭가슴살은 통조림에서 꺼낸 듯한 맛이었다. 간도 제대로 배어있지 않아 몇 숟가락 뜨지 못하고 남겼다. 볶음밥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쌀국수 성지, 뉴욕에서 만나는 현지의 맛
전체적으로 쌀국수와 분짜는 만족스러웠다. 특히 쌀국수는 국물이 깊고 진해서 한국에 있는 쌀국수집들이 반성해야 할 정도였다. 뉴욕에서 현지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총점: 가성비 최고의 뉴욕 쌀국수 맛집
뉴욕에서 저렴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쌀국수 맛집. 쌀국수와 분짜는 강력 추천하지만, 볶음밥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친절한 서비스와 편안한 분위기는 덤! 다음에도 국물이 땡길 때 꼭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차이나타운을 구경하다가 들르기 좋은 위치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