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 문득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아르헨티나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중에서도 레티로 지역에서 만난 베트남 음식점 “Saigon Noodle Bar”는 마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었다. 리뷰들을 꼼꼼히 살펴보니,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시아 음식을 향한 나의 오랜 갈증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어쩌면 감기 기운마저 싹 가시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가게 문을 열었다.
첫인상, 정겨운 사이공의 향기
가게 문을 열자 은은하게 퍼지는 향신료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마치 베트남의 어느 작은 골목에 들어선 듯한 기분. 테이블에 놓인 붉은색과 나무색의 조화가 이국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벽에는 베트남 풍경을 담은 그림들이 걸려 있었는데, Image 1에서 보이는 것처럼, 선반 위에 놓인 작은 장식품들과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주변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쌀국수, 덮밥, 짜조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쌀국수를 먹을까, 아니면 다른 메뉴를 도전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쌀국수를 선택했다. 혼자 온 터라 작은 사이즈를 시켰는데, 과연 양은 어떨지 궁금했다.
쌀국수 한 그릇, 위로가 되는 따뜻함
주문 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쌀국수가 나왔다.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음식을 마주하는 순간, 기다림은 곧 잊혀졌다.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쌀국수. 맑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고기와 숙주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한 입 맛보니,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은, 차가운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다만, 몇몇 리뷰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호불호가 갈릴 만한 맛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베트남에서 3년이나 살았던 사람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내겐 꽤 괜찮았다. 특히, 쌀국수와 함께 제공된 채소와의 조합이 훌륭했다. 아삭한 식감과 향긋한 향이 국물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쌀국수 작은 사이즈였지만, 양도 적당해서 혼자 먹기에 딱 좋았다.
짜조와 스프링 롤, 다채로운 맛의 향연
쌀국수만 먹기에는 아쉬워서 짜조와 스프링 롤도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 화려한 색감의 요리들이 펼쳐졌다. Image 2에서 볼 수 있듯이, 신선한 야채와 새우, 닭고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스프링 롤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함!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아삭한 야채의 조화가 훌륭했다.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짜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쌀국수 면이 많이 들어간 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Luc lac, 숨겨진 별미를 찾아서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니, Luc lac이라는 메뉴를 많이 먹고 있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베트남식 소고기 볶음이라고 했다. 다음에는 꼭 Luc lac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리뷰에서 베트남 IPA 맥주가 맛있었다는 평을 본 기억이 났다. 다음 방문에는 Luc lac과 함께 베트남 맥주를 즐겨봐야겠다.

아쉬움, 숙주의 신선도는 글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 언급되었듯이, 숙주의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누런색을 띠는 숙주를 보니, 싱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이 부분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Image 4에서 보이는 가게 외부 모습처럼, 싱싱한 재료를 사용하는 건강한 식당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친절한 서비스, 기분 좋은 식사 마무리
음식 맛도 괜찮았지만,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주문을 받을 때나, 음식을 서빙할 때, 항상 밝은 미소로 응대해 주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난 작은 사이공, Saigon Noodle Bar는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로 나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레티로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