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라바탄 사라이, 튀르키예어로 ‘땅속에 잠긴 궁전’이라는 뜻을 가진 바실리카 시스턴은 그 이름만큼이나 신비로운 매력을 간직한 곳입니다. 동로마 제국 시대에 건설된 이 지하 저수조는,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과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미리 티켓을 예매하고 다음날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바실리카 시스턴으로 향했습니다.
웅장한 기둥 숲, 지하 세계로의 초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한 지하 공간을 가득 채운 수많은 기둥들이었습니다.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의 기둥들이 마치 숲처럼 빽빽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광경입니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숨을 멈추었습니다.

오픈런을 추천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온라인 티켓 구매자는 현장 구매자보다 훨씬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발을 내딛는 순간, 습하고 서늘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습니다. 지하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오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고요함 속의 울림, 섬세한 아름다움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바실리카 시스턴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다들 예의를 지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덕분에 웅장한 공간 속에서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사람들의 조용한 발걸음 소리만이 희미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기둥들은 자세히 보니 하나하나 다른 문양과 재질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스 신전에서 가져온 기둥도 있다고 합니다. 다신교에서 유일신교로 변화하던 시기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메두사의 눈빛, 숨겨진 이야기
바실리카 시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메두사의 머리가 기둥 받침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메두사 머리는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옆으로 누워 있고 다른 하나는 거꾸로 놓여 있습니다. 왜 이렇게 놓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다양한 추측들이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메두사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혹은 단순히 기둥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메두사 머리 기둥 주변은 특히 인기가 많아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메두사 조각상 조명 그림자도 놓치지 마세요.
시간을 거슬러, 과거와 현재의 조우
바실리카 시스턴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 아니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동로마 제국 시대의 번영과 쇠퇴,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둥에 새겨진 문양, 물에 잠긴 흔적, 그리고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물소리… 모든 것이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바실리카 시스턴에 머무는 동안, 저는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관람료 이상의 가치, 이스탄불 필수 맛집 코스
입장료가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바실리카 시스턴이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 그리고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은 웅장한 기둥과 신비로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크기이지만, 저는 한참 동안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사진도 찍고, 눈으로도 담고, 마음속으로도 새기면서 바실리카 시스턴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습니다. 굿즈샵은 생각보다 크지 않아 아쉬웠지만, 바실리카 시스턴에서 받은 감동은 그 아쉬움을 충분히 덮고도 남았습니다.

바실리카 시스턴을 나서면서, 저는 다시 한번 인간의 창의성에 감탄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거대한 지하 저수조를 만들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안에 아름다운 기둥들을 세웠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스탄불을 방문한다면, 꼭 바실리카 시스턴에 들러 시간 여행을 떠나보시길 추천합니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