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음식이라니, 낯설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이었다. 완차이 MTR역 D번 출구에서 내려 퀸즈 웨이를 따라 걷다가 문 스트리트로 접어들었다. 약간 가파른 오르막길이었지만, 곧 나타날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에 발걸음은 가벼웠다. 골목 어귀에 다다르자, 알록달록한 색감과 이국적인 분위기가 눈에 띄는 작은 식당이 나타났다. 바로 ‘Chullschick’이었다.
페루의 향기가 물씬, 이국적인 첫인상
문을 열자, 할로윈 장식이 한창인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위에는 페루와 홍콩의 랜드마크가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마치 페루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 책자를 펼쳐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메뉴판 옆에는 시원한 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더운 날씨에 한 시간 넘게 걸어온 터라, 그 시원함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식당 안은 페루 문화의 상징인 리본과 귀여운 알파카 인형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벽에는 화려한 색감의 포스터들이 붙어 있어, 마치 남미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덕분에, 주문하기도 전에 이미 기분이 좋아졌다.

첫 경험의 황홀경, 돼지고기 타말과 엠파나다
페루 음식은 처음이라, 메뉴 선택에 고민이 많았다. 직원에게 추천을 받아 돼지고기 타말과 엠파나다를 주문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왔다. 돼지고기 타말은 옥수수 퓌레로 감싸고 콩 퓌레를 넣어 찐 요리였다. 겉모습은 투박했지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짭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엠파나다는 바삭한 페이스트리 안에 다진 고기와 야채를 넣어 구운 요리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엠파나다는, 낯선 듯 익숙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었다.

육즙 가득한 닭고기, 매콤한 소스의 유혹
몇 년 전 센트럴 지점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완차이 지점에서 점심 세트를 주문했다. 점심 세트에는 수프와 음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메인 메뉴로는 닭고기를 선택하고, 사이드 메뉴로 고구마와 샐러드를 주문했다. 닭고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육즙이 풍부하고 양념이 잘 되어 있어, 매콤한 소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닭 껍질은 노릇하게 구워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샐러드는 신선하고 상큼했다. 특히 고구마는 계피 시즈닝이 살짝 가미되어 있어 독특한 풍미를 더했다. 다만, 고구마가 약간 퍽퍽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웠다.

입안에서 펼쳐지는 향연, 농어 타르타르의 매력
또 다른 날, 친구와 함께 방문하여 농어 타르타르, 소고기 엠파나다, 그리고 구운 닭고기를 주문했다. 농어 타르타르는 신선한 농어 살에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요리였다. 새콤달콤하고 짭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소스들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레몬즙을 뿌린 농어 타르타르는 여름에 먹기 딱 좋은 시원한 메뉴였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신선한 농어의 식감과 다채로운 소스들의 향연은 잊을 수 없는 맛의 경험을 선사했다.

완벽한 마무리를 장식하는 달콤함, 츄러스
식사를 마치고, 달콤한 디저트가 생각났다. 미니 츄러스 대신, 일반 츄러스로 주문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츄러스는, 따뜻한 초콜릿 소스에 찍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달콤한 츄러스는, 페루 음식으로 가득했던 행복한 식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아쉬움 속에 남는 여운, 냉동실 같은 추위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에어컨이 너무 강해서 마치 냉동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것이 좋지만, 너무 과도한 냉방은 오히려 식사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되었다. 하지만 야외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깥에서 식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친절함에 감동, 다시 찾고 싶은 곳
Chullschick은 홍콩에서 맛보는 정통 페루의 맛이었다. 페루 출신 셰프의 솜씨 덕분인지, 모든 음식이 훌륭했다. 특히 닭고기는 바삭한 튀김옷을 입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친절하고 빨랐다. 더운 날씨에 지쳐 방문한 손님에게 시원한 물 한 잔을 건네는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하여, 구운 플래터를 맛보고 싶다.


Chullschick은 가볍게 한 끼 식사를 하기에 좋은 곳이지만,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다. 하지만 홍콩에서 정통 페루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완차이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Chullschick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