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꿉꿉한 열기가 가득한 마닐라의 거리를 걸어 말라떼 로빈슨 몰로 향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하이퍼마켓 입구에 자리 잡은 작은 빵집, “The French Baker”다.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갓 구운 빵 냄새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발길이 닿았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정겨운 분위기가 발길을 붙잡았다.

소박한 행복, 빵으로 채우는 오후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식빵, 판데살, 크루아상 등 식사 대용으로 좋은 빵들이 눈에 띄었다. 따뜻한 조명 아래 가지런히 놓인 빵들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빵 외에도 도넛, 에그 모나이, 건포도 빵 등 달콤한 간식거리도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갓 구워져 나온 듯 윤기가 흐르는 빵들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마늘빵의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주문을 했다. 주문을 받으면서 빵을 준비하고 정리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분주해 보였다.

매장 옆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구입한 빵을 바로 맛볼 수 있었다. 마침 옆 테이블에는 백인 할아버지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빵집의 분위기를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아쉬움과 기대, 서비스는 개선이 필요해
주문한 마늘빵을 받아 들고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식감, 입안 가득 퍼지는 마늘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처럼 서비스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인사를 건네는 직원은 없었고, 빵 진열대에 빵을 진열하는 직원이나 계산원 모두 무표정했다. 쇼핑몰의 다른 매장들과 비교했을 때, 친절함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모든 직원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초콜릿 팔미에를 요청했을 때, 진열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응대해 준 직원도 있었다. 잠시 기다리니 갓 구운 초콜릿 팔미에를 맛볼 수 있었다. 따뜻하고 달콤한 초콜릿 팔미에 덕분에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프랑스 빵의 자존심, 바게트는 아쉬워
The French Baker는 다양한 종류의 빵을 판매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프랑스 빵인 바게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듯하다. 한 리뷰어는 빵 오 쇼콜라를 맛있게 먹고 바게트를 구입했지만, 껍질이 눅눅하고 맛이 없었다고 한다. 가게 이름이 프렌치 베이커인데 프랑스 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혹평까지 남겼다.

반면 호두 통밀빵은 많은 사랑을 받는 메뉴인 듯하다. 따뜻한 커피나 차가운 커피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는 후기가 많았다. 나 역시 다음 방문 때는 호두 통밀빵을 꼭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마닐라에서 만나는 작은 프랑스, 재방문 의사는?
The French Baker는 맛있는 빵과 다양한 메뉴를 갖춘 매력적인 빵집이다. 하지만 서비스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고객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은 기본적인 서비스일 것이다. 또한 바게트와 같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의 품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French Baker는 재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맛있는 빵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다음에는 호두 통밀빵과 다른 종류의 빵들을 맛보며, The French Baker만의 매력을 더 깊이 느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