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슬슬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오늘은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스마트폰을 켜 들고 맛집 검색 삼매경에 빠졌다. 그러다 문득 눈에 띈 한 장의 사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만두 사진에 홀린 듯 이끌려 간 곳은 교토의 작은 골목에 자리 잡은 “우츠노미야”였다.

지하 공간의 반전 매력, 숨겨진 맛의 아지트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직장인들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다른 식당들과는 달리, 이곳은 마치 현지인들만이 아는 숨겨진 맛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랏샤이마세!”
활기찬 인사를 받으며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나왔다.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니, 교자, 볶음밥, 마파두부 등 다양한 중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평소 일본식 중식을 즐겨 먹는 터라,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나마비루 한 잔의 행복, 잊을 수 없는 시원함
일단 시원한 나마비루(생맥주)부터 한 잔 주문했다. 찰나의 기다림 끝에 투명한 잔에 담긴 황금빛 맥주가 등장했다. 목젖을 울리는 시원함, 탄산의 청량감이 온몸을 짜릿하게 깨우는 듯했다. 특히 이곳의 나마비루는, 5박 6일간의 일본 여행 중 단연 최고였다는 어느 방문객의 극찬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했다.

겉바속촉의 정석, 야키교자와 스이교자의 향연
고민 끝에 야키교자(군만두)와 스이교자(물만두)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두 접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노릇하게 구워진 야키교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풍미를 더했다.
반면 스이교자는 한국식 물만두와 흡사한 맛이었다. 얇은 만두피 안에 담백한 속이 꽉 차 있어,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입 안이 얼얼해지는 마성의 맛, 마파두부
다른 테이블에서 마파두부를 많이 시키는 것을 보고, 나도 마파두부를 추가로 주문했다. 붉은 양념이 듬뿍 덮인 마파두부가 등장하자,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맛보니, 입 안이 얼얼해지는 듯한 강렬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 덕분에,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넉넉한 양 덕분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것도 만족스러웠다.

착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 가성비 최고의 맛집
“우츠노미야”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착한 가격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맛과 가격, 서비스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우츠노미야”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지친 하루를 위로받는 듯한 아늑한 공간이었다. 다음에 또 교토에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맛집이다.




